03. 우치다 아야


"힘들 때나 벽에 부딪혔을 때 떠올려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코토리다움"을 추구하는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 "µ's Final LoveLive!" 때부터 반년이 지났습니다. 여태까지의 6년을 돌아볼 타이밍이 있었나요?


우치다 아야 벌써 반년이나 지났네요....... 파이널 라이브 BD를 발매날 조금 전에 받아봤는데요, 도착하고 바로 틀어볼 용기가 나질 않아서 2~3일은 그대로 놔뒀어요. 발매날 전에 보긴 봤지만, 관객 입장에서 보고 받아들여야 된다는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긴 라이브였던 건 아니까 따뜻한 마실거리도 준비하고 "느긋하게 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몸을 앞으로 기울이게 되고, 마실 걸 마실 틈도 없이 순간순간마다 여기저기로 눈이 가다보니 눈을 깜빡이는 순간조차도 아까울 정도였어요(웃음).


- 다시 보게 되니 어떠셨나요?


우치다 제가 찍히지 않는 부분에선 "이 때 여기 가사 실수한 얘가 너무 귀여워서 눈물이 난다!"라던가, 거의 한 명의 시청자의 시선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 볼 땐 왠지 조금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여긴 깔끔하게 잘 됐네"라던가, "멀리서 찍은 뒷모습은 코토리쨩처럼 보이네!"라던가, 꽤 자세하게 체크했는데요, 저의 다양한 모습이 나와서 기쁘다고 할까요...... 복잡한 심정이었네요. "저번엔 솔직하게 볼 수 없었으니까 가볍게 보자"라던가, "이 곡은 다시 한 번 보자"라던가, 이래저래 몇 번씩 돌려봤네요.


- 파이널 라이브까지 준비기간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우치다 솔직히 『러브라이브!』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다보니 어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이 곡은 마지막 곡이구나"하고 리허설 도중에도 묘하게 숙연해지기도 하고요. 팬분들께도 물론 그렇지만, 제게 있어서도 마지막이니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여태까지 이상으로 코토리쨩다운 움직음을 시험해보기도 하고, 다 같이 리허설을 할 수 있는 시간도 한정되어있다 보니 그 안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걸 하고, 저 스스로 최고의 추억으로 남을 라이브로 만들고 싶었어요. 여러가지가 다다닷 달려들어서 "우와앗!"하다가 끝나버리는 건 싫겠지 싶어서요. 돔에서 처음 안무를 하게 된 곡도 있다보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평소보다 제 자신의 의견을 많이 말하게 됐습니다.


- 파이널 라이브에서 인상에 남은 씬은 있었나요?


우치다 "우리들은 하나의 빛"이 시작하기 전에 9명끼리만 있는 순간이 있었는데요,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객석에 있는 모두에겐 보이지 않는 곳, 겉으론 드러나지 않는 꽃에 쌓인 채로 이동하던 멤버들만의 공간이 가장 리얼하게 느껴져서 인상에 남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선 그려지지 않은 무대 뒤입니다만 "작중 µ's도 이런 느낌이었을까"라고 생각하니 그 때부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울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지만 결국 마지막엔 울어버렸네요. 그래도 스스로도 멋진 눈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멤버들이 정말 좋은 표정으로 울고 있는 걸 보고 울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지구나 싶어요. 미모링은 평소에 그리 울지 않는데, 코멘트를 하고 있을 때 슥하고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그 때 제가 우연히 그 쪽을 보고 있었는데 그 눈물이 너무 예쁘게 흘러서 "와아!"했어요. 말로 다 할 수 없다라는 말 그대로였는데, 그 때 여채까지 해온 것들이 전부 아름다워졌다고 느꼈습니다.


- 끝나고 나선 어떤 상태였나요?


우치다 해냈다고 하기엔 또 다른데요, 굳이 따지자면 1일차 끝나고서가 문제였습니다. 아쉬움을 남기기 싫다고 너무 열심히 한 탓인지 2일차 아침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안 나왔거든요. "어떡하지!"라고 했죠....... 1일차밖에 못 오는 사람도 있다보니 2일차가 있단 걸 차마 생각하지 못 했던 것 같아요. 1일차 라이브는 1일차에서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더니 마음처럼 몸이 따라가주질 못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온 힘을 다했다는 거구나 싶어요. 영상을 보면 틈틈마다 엄청 즐겁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죠(웃음).


"코토리쨩이다!"를 목표로 한 나날


- 거슬러 올라가서 코토리와 만났을 때 첫 인상은 어땠나요?


우치다 이름만 들어도 멤버들 중에서 부드러운 존재일까 상상하기도 하고, 꼬리 같은 게 붙어있길래 조금 멋쟁이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정보가 없다보니 일러스트랑 이름 분위기에서 어떤 아이일지 상상했어요.


- 아직 성격 같은 것도 정해지지 않았었나 보군요.


우치다 하나하나 더듬어가던 과정이었지만 전 애초부터 「전격 G's magazine」의 독자 참가형 기획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에 참가할 수 있는 게 기뻤고, 독자 여러분의 투표를 통해 앞으로 자라날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고민하는 것도 좋진 않겠다 싶었죠. 어떻게 자라날까 두근두근거렸네요.


- 어떤 의미론 우치다씨는 기획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한 멤버라는 거군요(웃음).


우치다 그래도 투표로 순위를 매긴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해도 아무래도 일희일비하게 되잖아요. 첫 번째 투표에선 9명 중에서 9위라서 "하아!?"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죠(웃음). 그 때 제가 좀 더 코토리쨩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9명이서 노래할 때 솔로 한 구절이라도 코토리쨩이라고 눈치챌 만한 표정을 불어넣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 때까지 9명이서 노래하려고 하면 키가 낮은 것 같아서 코토리쨩의 둥실둥실한 부분을 내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baby maybe 사랑의 버튼」은 템포가 느긋하고 부르기 쉬워서 "이런 식으로 부르면 되게 코토리쨩스럽게 불리는구나"하고 와닿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 그런 코토리다움을 처음 내보이게 된 1st 라이브에선 어떤 기분이셨나요?


우치다 처음엔 아직 자신이 없어서 관객분들이 와주시긴 할까 하는 불안함이 컸습니다. 그 불안이 Printemps 3명이서 『러브라이브!』로서 처음 이벤트를 했을 때부터 있었어요. 그래도 그 때 수용인원을 꽉 채운 80분이 와주셨습니다. 그게 너무 기뻐서....... 그 때부터 라이브 준비를 하는 도중에 조금씩 저희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대단한 걸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이 생긴 것 같아요.


- 그 예감대로 µ's는 점점 큰 존재가 됐습니다만, 심정의 변화는 있었나요?


우치다 저 같은 경우엔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아이돌이 아닌 성우를 동경해서 이 업계에 뛰어들었으니 겉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선 조금 망설이기도 했어요. 무대나 뮤지컬처럼 맡은 역할을 연기하는 마음가짐으로 노래하는 게 미나미 코토리쨩의 역할의 우치다 아야로서 정답이라고 생각했던지라 코토리쨩다움을 얼마나 재현해내느냐를 많이 의식했었죠. 라이브에서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똑같은 안무를 한다면 단순히 춤만 춰선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코토리 역으로서 연기가 필요다보니 아이돌 그룹의 영상도 보고, 둥실둥실하고 귀엽게 보이는 애의 움직임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코토리다움"을 추구하는 자세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 주변에서 열광하는 가운데에 철저히 코토리라는 존재와 일체화하는 스테이지를 생각했다는 거군요.


우치다 네.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 코토리쨩에 대해 제가 따라가는 느낌도 있었고, 불안하기도 했었습니다. 얼굴도 다르고 스타일도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닌데 같은 의상을 입고 잡지에 나가기도 하다보니 보는 사람한텐 "안 귀여워"라는 말을 듣고 축 쳐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제가 가진 범위 안에서 최대한 해보려던 게 처음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공연하게 되었을 때 도리어 터져나오게 됐습니다. 회장이 넓어지다보니 콩알만하게밖에 안 보인다면 오히려 실루엣이라도 비슷하게 하면 멀리서 보기엔 코토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머리카락을 펴고 탈색까지 하고서야 코토리 색으로 염색을 했습니다.


- 아까 말씀하셨는데, 파이널 라이브 BD를 보시고 스스로도 코토리답다고 생각하게 되신 거네요.


우치다 여태까지 헤어메이크를 해주시는 분과 함께 몇 번씩 고쳐나갔거든요. 돔에선 붙이는 가발까지 붙여서 머리 길이를 늘리고, 염색도 깔끔하게 하고, 벼슬도 붙여서 진짜 코토리에 가장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코토리쨩은 의상쪽이라 전 그 부분에도 고집하는 게 있었어요. 이번에 빨리 갈아입어야 될 일이 많다보니 두껍게 껴입어야 되는 의상이 많아서 몇 번씩 의상 담당하시는 분이랑 상담을 했습니다. 「꼬옥하고 "love"로 접근 중!」 의상은 특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여기 파니에()가 좋아요!"라던가 "여기가 두꺼우면 애니메이션 그림이랑 실루엣이 달라요!"라던가, 끈질기게 건의를 했었죠. 그렇게 머리모양이나 의상에 고집을 부려서 BD 영상에서 뒷모습을 봤을 때 진짜 코토리쨩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스스로도 만족했습니다. "내가 이걸 보고 싶었던 거구나! 이런 작품 어디 없지"라면서요(웃음).


무적의 9명이 모인 기적의 작품


- 우치다씨에게 있어서 µ's 멤버는 어떤 존재인가요?


우치다 정말 무적의 9명이라고 생각합니다. µ's 모두를 대단하다고 여겨요. 평소에도 생각하는 거지만 팬미팅 때 다시금 이 9명이 모이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 사람들의 본업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도, 춤도 잘 하고, 이야기도 재밌잖아요. 한명한명에게 존경할 만한 부분이 많이 있고, 개성 넘치는 9명이 모여있다 보니 잘하는 것도 제각각이예요. "내가 실수해도 얘가 커버해주겠지" 싶은 안정감도 있고, 이상하거나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멤버끼리 무언의 연결고리로 통하는 듯한 팀워크도 엄청났죠. 남얘기 같지만서도 정말 "뭐하는 녀석들이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 한편으로 6년간을 함께 걸어온 코토리는 어떤 존재인가요?


우치다 뭘까요, 신기한 느낌이네요. 작품은 일단락을 맞이했지만 쭉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생명을 불어넣는다"라고 곧잘 말하는데요, 함께한 추억이 있기도 하고, 힘들기도, 즐겁기도 함께 하며 즐겨온 것들은 쭉 남겠죠. 어릴 때 본 TV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변함없이 마음에 남아있듯이요....... 저와는 확실히 다르지만, 코토리가 있다면 힘낼 수 있다, 그런 인생의 보물 같은 존재일까요. 제가 모르는 부분도 여러 사람의 보물이 되어서 자랑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보물이 되어서 자랑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치다 파이널 라이브가 끝나고 슬퍼해주시는 팬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반년이 지나고, 저는 상당히 상쾌하게 갠 마음으로 지금 인터뷰에 답변할 수 있습니다. 그 스테이지를 최고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러브라이브!』는 기적적인 작품이라고 자주 일컬어지는데요, 라이브 마지막에 다 함께 합창하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BD를 다시 봐도 "이렇게 좋은 곳에서 끝난다고!?"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무척이나 멋진 마지막이였어요(웃음).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사랑받은 작품은 어딜 가도 찾아볼 수 없을 거 같고, 그런 작품을 만들어주신 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여러분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CD가 400장밖에 팔리지 않던 때부터 한 명, 또 한 명이 좋아해주셨기에 이렇게 큰 꿈을 꿀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멋진 추억으로서, 함께 청춘들 달려온 일원으로서, 그걸 잊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들은 항상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있으니까 힘들 때나 벽에 부딪혔을 때 『러브라이브!』를 떠올려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이 그런 존재로서 계속해서 빛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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